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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비리 김홍수 씨 사건 수사 확대

입력 | 2006-07-18 16:49:00


'법조브로커' 김홍수(58·수감 중) 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18일 김 씨가 친분이 있는 판·검사, 경찰관 등에게서 거액을 빌려 쓴 정황을 잡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2003년 경 김 씨가 이란에서 카펫을 수입하는데 대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수천 만 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적이 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평소 '관리'를 했던 법조계 인사들에게서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김 씨의 한 지인은 "김 씨가 경마에 빠져 수십 억 원을 날리고 사업도 잘 안 돼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며 "그 때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엇갈리는 진술들= 검찰은 김 씨가 형사사건 뿐 아니라 민사, 행정 소송 등에도 개입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양평TPC 골프장 사업권을 놓고 썬앤문 그룹과 소송을 벌인 시내산개발이 1심에서 패소한 직후 김 씨가 시내산개발 최모 씨와 함께 서울고등법원 조모 부장판사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조 부장판사에게 2심에서 이길 방법이 없느냐고 상의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최 씨가 조 부장판사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내산개발은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를 한 뒤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이들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 씨의 형과 잘 아는 사이로 당시 사건 관련 대화는 없었다"며 "받은 돈도 100만 원 안팎의 술값 정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석했던 최 씨는 대화 내용에 대해선 김 씨와 가깝게 진술했으나 건넨 돈의 액수는 조 부장판사와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10여 건의 민·형사, 행정사건에 개입했으며, 이 중 조 부장판사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건 5건에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장관은 누구?=검찰은 김 씨에게서 하이닉스 출자전환 주식 헐값 매입 청탁과 함께 6억3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0)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받은 돈의 사용처도 조사 중이다.

김 전 보좌관의 수첩에는 '장관 활동비' '장관 모친 장례비' 등 명목으로 4600만 원을 김 씨에게서 받은 것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김 전 보좌관이 금품 수수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데다 김 씨가 모두 현금으로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어 김 전 보좌관이 말한 '장관'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