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빼기 1'이 아니라 '5 더하기 1'
한국과 미국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갖고 북한이 끝내 6자회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첫 회동이었다.
그러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국이 원하는 5자 회담은 북한을 고립시켜 압박하자는 취지의 '6-1 회담'이 아니라 북한을 기다리면서 나머지 참가국들이 먼저 논의를 해나가는 '5+1 회담'임을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5자 회담이 열릴 경우 대북 제재안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2005년 베이징 6자 회담에서 채택한) 9·19 공동성명의 대북 인센티브 제공방식 등을 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자 회담에 앞서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지에 대해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는 "시한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그러나 북한이 가능한 빨리 나와야 한다"고만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한 미사일 문제를 논의키 위해 다음 주 한중일 3국을 순방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이 6자회담 재개나 5자회담 개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5자 회담에 응할지에 대해 천 본부장은 "중국이 지난 며칠 사이 조금 융통성이 생긴 것 같은데, 더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이규형 외교부 2차관이 15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했을 때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은 5자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리자오싱(李肇星) 부장은 검토해 보겠다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5자 회담이 되레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어 설령 중국이 5자 회담 개최 쪽으로 입장을 바꾸더라도 다소의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