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병적에 학력 중졸 기재” 김병준 교육내정자 청문회

입력 | 2006-07-19 03:04:00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가 1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을 다짐하는 선서를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18일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내정자를 둘러싼 몇 가지 미스터리가 논란이 됐다. 병적기록부 기재 오류와 두 딸의 외국어고 편입학 과정, 교육부총리 자질 문제 등이 쟁점이었다.

▽큰딸 관광비자로 일본 유학=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김 내정자의 큰딸(22)이 1999년 관광비자로 출국해 일본의 외국인학교를 다녔다”며 “이는 ‘외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외국어고 편입 조건을 갖추기 위해 편법 유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김 내정자의 큰딸은 1999년에 4개월, 2000년에 5개월간 각각 일본에 체류했으며, 1999년 출국할 때에는 여행 목적을 ‘관광, 시찰’로 기재했다.

김 내정자의 큰딸은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인 2000년 7월 서울 대원외고에 해외귀국자 수시입학제도를 통해 1학년생으로 편입했으며, 둘째 딸(20)은 2002년 3월 S여고에 입학했다가 3일 만에 대일외고로 전학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1999년에는 내가 갈 일본 게이오대학 측에서 갑자기 인터뷰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관광비자를 받았다”며 “내가 일본 게이오대 교환교수로 가면서 함께 있었고 부모를 따라서 가는 것은 100% 합법”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김 내정자가 두 딸을 모두 외고에 편입학시킨 것은 경쟁력 있는 학교에 보내야 되겠다는 뜻 아니었느냐”며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그런 생각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이 외국 생활을 두 번이나 하면서 너무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한 아이들이 많은 학교에 보내고 싶었다”고 답변했다.

▽병적기록표 학력 ‘중졸’=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김 내정자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공개하고 “병적기록표에 내정자의 학력이 중졸로 돼 있으며 키·몸무게·시력 등 신체검사 내용이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 측은 “이 외에도 병적기록표 작성 일자와 사진이 없고 본적지 면장이 아닌 경북지방병무청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 등 이상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병무청 기록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신체검사에서 현역 입영 또는 보충역 편입이 모두 가능한 3급 판정을 받았으나 대학 재학 중이던 1976년 방위병으로 입대해 육군 제50사단에서 1년 1개월간 복무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나는 병적기록부를 본 적도 없고 작성에도 간여하지 않았다. 다섯 살 때 사고로 손가락 2개를 잃었고 다리에도 수술 자국이 있다”며 병역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병무청에 문의해 보니 원부가 사라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고 김 내정자를 거들었다.

▽여야 ‘코드 인사’ 공방=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내정자의 교육부총리 지명에 대해 “부적격자를 내정한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고 공격했다.

열린우리당은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김 내정자의 부동산정책 주도 전력 및 ‘세금폭탄’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교육부총리 임명에 반대했으나 이날 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적절하게 잘 임명된 인사”라고 맞받아 여야 간 논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김 내정자는 1996년 논문에서 교육의 자율 경쟁을 강조했으나 지금은 자립형사립고 확대 반대 등 과거의 소신과 배치된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소신이 아닌 ‘정부 코드’에 따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