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업 중단하라” 성난 포항시민들 18일 오후 경북 포항종합운동장 앞에서 3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포항경제 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고 전문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규탄하고 있다. 포항=최재호 기자
경북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원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이 건물 내 전기가 끊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포스코 측은 18일 낮부터 전기 공급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건물 내 에어컨 가동이 중단됐다. 사태 해결에 진전이 없을 경우 물 공급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사 건물을 불법으로 점령해 업무가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 노조 측과 협상할 의사는 전혀 없다”며 “농성을 풀고 업무부터 정상화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노사 양측이 벌이고 있는 협상에는 다소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산을 둘러싼 견해차에는 변함이 없다.
사용자인 포항전문건설협회는 “포스코 본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더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토요유급휴일제 등 핵심 사항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으면 철수할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경찰은 70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건물을 에워싸고 있을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치만 계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농성 이탈자가 늘어나는 데다 건물 내부 특성상 무리하게 진압할 경우 쌍방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원 가운데 지금까지 500여 명이 농성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한편 민주노총은 영남권 노조원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19일 오후 포항 형산 로터리에서 경찰의 노동 탄압을 규탄하고 포스코 사태를 쟁점화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