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을과 송파갑, 경기 부천소사, 경남 마산갑 등 4곳에서 치러지는 7·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메가톤급 사건이 발생한 데다 최근에는 수해까지 겹쳐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휴가철까지 겹쳐 투표율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 후 두 달도 안돼 치러지는 탓인지 별다른 쟁점도 없다. 역대 재·보선이 그때그때 정국의 분수령으로 작용해 왔던 것과는 대조된다.
정당 지지율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한나라당이 19일 현재 4개 지역 모두에서 앞서고 있다는 게 각 당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중앙당 지원 없이 후보자 중심으로 '조용히'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강재섭 대표는 "한나라당은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수해복구 지원을 위해 이번 선거에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나 국회의원 파견 등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지원 유세를 다닐 것으로 예상됐던 박근혜 전 대표도 유보적이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수해 복구 상황을 좀 더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정체 상태를 아직 벗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도 관망하는 태도다. 열린우리당은 각 후보에게 1000만 원의 지원금을 내려 보낸 것 외에는 별다른 지원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관심을 끄는 지역은 성북을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탄핵의 주역'이었던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 11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조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12석이 된다는 점에 착안해 '민주당의 이순신, 조순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소속 의원을 전원을 성북을에 투입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배 12척밖에 없던 조선 수군을 추슬러 승전을 일궈냈음을 비유한 것.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