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이 ‘北미사일’에 이어 ‘야스쿠니 참배’ 폭풍에 휩싸였다고 일본 언론이 20일 일제히 보도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인터넷 판을 통해 일본 쇼와(昭和) 천황(1901~1989)이 A급 전범의 합사 후 강한 불쾌감을 느껴 야스쿠니 참배 중단을 결심했다는 메모가 확인됨에 따라 ‘日 총리의 참배 문제’가 다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천황의 메모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쇼와의 역사를 잘 아는 논픽션 작가 호사카 마사야스 씨의 인터뷰를 통해 “참배에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쇼와 천황조차도 합사에 부정적’이라는 소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고이즈미 총리와 천황이 야스쿠니에 대해 생각이 다른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가 참배한다면 쇼와 천황의 판단과 전쟁에 대해 정치 최고 책임자로서 견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토츠바시대(一橋大) 요시다 유타카 교수도 “고이즈미 총리가 적어도 8월 15일에 참배를 하지 않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전망 한 뒤 “수상의 참배에 다소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쇼와 천황 독백록(昭和天皇獨白錄)’의 출판 작가인 한도우 카즈토시 씨는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 여부에 대해서 쇼와 천황의 판단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총리의 마음의 문제로, 최종적으로는 총리가 판단할 것”이라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아사히(朝日) 신문은 총리의 신사참배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미국 컬럼비아대학 제럴드 커티스 교수(일본정치학)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제럴드 교수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천황조차 안 가는 야스쿠니에 총리가 가야 한다는 논리에는 모순이 있다”며 “쇼와 천황의 말을 현 총리는 물론 다음 총리 후보자들도 진지하게 생각해, 야스쿠니 참배 문제의 새로운 해결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키요시 타츠야 동아닷컴 인턴기자 tatsuyatokiyoshi@hotmail.com
정리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