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부도율만 보면 경기가 좋아져야 하는데….”
어음부도율 관련 통계가 기업들의 체감 경기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음부도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중 전국 어음부도율은 0.02%로 7개월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좌거래가 정지된 부도 업체 수도 올해 들어 월평균 213개사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285개 기업이 부도를 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부도를 낸 대기업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측은 “어음부도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아진 덕도 있지만 기업들이 지급결제 수단을 다양하게 바꾼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어음 등을 이용한 당좌거래를 하면서 대금을 갚지 못하면 부도 처리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구매자금 대출과 기업구매전용카드 등 어음을 대체하는 결제 수단이 도입되면서 ‘부도’가 ‘연체’로 탈바꿈해 부도율 통계에서 빠진다는 것. 사실상 부도가 났지만 통계에는 잡히지 않아 부도율이 낮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