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불법점거 사건 및 현대자동차 장기 파업과 관련해 재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공권력이 일부 노조의 불법행위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도 무기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노조의 불법적 집단행동에 대한 경영계의 입장’ 발표를 통해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제3자 관계에 있는 포스코를 대상으로 불법적인 점거시위를 벌이고, 현대자동차 노조는 과도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한 달 가까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불법점거, 쇠파이프나 각목 등을 이용한 폭력, 경찰에 흉기를 휘두르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불법행위를 하는 집단으로부터 공권력이 공격당하는 일은 어느 선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경총은 “노조의 불법행위를 계속 방치할 경우 국기(國基)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건설노조는 즉시 불법점거를 중단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 포스코가 아니라 노조의 교섭 당사자인 포항 전문건설업체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경련은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이 근로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5800만 원 수준인데 9.1%의 임금인상안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무리한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로 몰락한 GM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파업 손실이 1조 원을 넘어 이미 상반기 영업이익을 초과했으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교섭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조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31회 최고경영자 과정 대학’에 참석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20일 밤 기자간담회에서 “포항지역 건설노조원의 포스코 점거 등 최근의 사태는 유감”이라며 “노동 문제나 노사 문제가 지금쯤 안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 사태는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이날 전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포항 건설노조가 포스코와 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며 “결코 불법과 폭력에 타협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