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사진) 전 국회의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북에 갈 필요도 없고, 북에서 초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21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의 남북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충정이나 의욕은 높이 사지만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해서 핵을 포기하게 한다든가, 미사일 발사를 그만두게 설득할 자신이 있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북에 갈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장은 또한 “정부 인사들이 무시당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우리 국민들이 북에 뒤통수 맞고 미국과 일본에 무시당하는 것은 정말 걱정스럽고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다”며 “이런 게 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설픈 줄다리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부터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북을 설득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 ‘햇볕정책’을 지지해왔던 사회 원로들도 20일 김대중 정부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작’으로 규정하고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북압박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주문했다.
이날 송월주 전 총무원장은 “백범은 김일성에게 속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이용당했다”며 “북한이 주체사상에 입각해 통일하려는 근성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가 상대해 봤자 속기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