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기도당 '수해 골프' 한나라당 경기도당 고위당직자들이 수해지역인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종 도당위원장, 한사람 건너 홍영기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김용수 도당 부위원장[경인일보 제공/연합]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이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과 김용수 김철기 부위원장, 홍영기 용인갑 당원협의회장, 이재영 평택을 당원협의회장 등이 20일 오후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경기도내 사업가들과 2개 팀을 만들어 골프를 쳤다.
130만 원 상당의 골프 비용은 함께 골프를 친 사업가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골프가 끝난 뒤 인근 식당에서 술자리를 갖고 강원랜드 골프텔 안에 있는 스위트룸에서 숙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홍 위원장을 당직에서 사퇴시켰으며 당 윤리위원회를 열고 진상 조사단을 정선에 파견해 현지 조사에 들어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단양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마친 뒤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뭐라고 변명할 여지가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정확한 사건 개요 파악과 당사자 소명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확대 간부회의에서 홍문종 의원 등의 골프 파문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오만한 집권 야당이 됐다는 국민의 비판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얼마 전 범람 위기의 강가에서 음주가무를 즐긴 한나라당 소속 단양군수에 이어 (한나라당 간부들이) 강원도 정선에서 골프를 즐긴 사실이 또 드러났다"며 "백성들은 비 피해로 길거리에 나앉아 있는데 사또는 여흥을 즐기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김동성 충북 단양군수가 단양에 집중 호우가 내려 피해가 발생한 18일 이 지역 중앙라이온스클럽 회원들과 유흥업소에서 술자리를 갖고 노래를 부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온 국민이 수해로 비탄에 빠져있는데 한나라당은 골프치고 술 마시는 등 질펀한 자리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게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