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집회 도중 소음에 항의하는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들을 집단 폭행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1일 "보건의료노조가 20일 밤부터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산별교섭 타결을 위한 집회를 벌이던 중 21일 새벽 1시40분경 조합원 10여 명이 집회로 인한 소음에 항의한 송동길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모(24) 미디어국장을 집단 폭행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송 씨 등은 조합 간부들에게 "집회 노랫소리 때문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잠을 못 자고 있으니 앰프 볼륨을 줄여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학생회는 "이 씨가 앰프의 볼륨을 꺼버리자 조합원 2명이 이 씨를 때렸고 얼굴을 맞고 쓰러진 조합원 10여 명이 달려들어 이 씨를 발로 짓밟았다"며 "이를 말리던 송 씨의 얼굴과 머리도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송 씨와 이 씨를 에워싸고 무릎을 꿇게 한 채 이들의 얼굴과 머리를 30여 분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송 씨 역시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총학생회는 "보건의료노조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폭행 혐의로 주동자들을 고소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집회에 참가한 보건의료노조원은 "노조원들이 학생들을 여러 차례 때린 것은 맞지만 학생들이 먼저 때렸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기본적 태도가 안 돼 있었고 술에 취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서울대가 학교 시설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는데도 무단으로 집회를 진행했으며 집회 현장 주변에는 청원경찰 2명 정도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