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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에 ‘사탕 주며 달래기’로는 平和못 얻는다

입력 | 2006-07-22 02:57:00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미사일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위한 관련국들의 결단”을 강조했고, 후 주석은 “한중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상황을 관리해 나가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접촉과 회동을 검토하자”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 정권의 ‘젖소’ 역할을 하면서도 번번이 뒤통수를 맞아온 남(南)이나 북의 혈맹(血盟)인 중국이나 북을 움직일 수단이 마땅치 않음을 드러낸 것이다.

북의 못된 버릇과 간을 키운 것은 약속을 어기든 뺨을 치든, 애면글면 수습에만 매달려온 정부의 유화적 태도였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직후 남이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자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시킨 데 이어 그제 현대아산에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인력의 철수까지 요구했다.

북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개성관광 사업자를 현대아산에서 롯데관광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관철되지 않자 이달 1일부터 남쪽 방문객의 개성시내 출입을 금지한 사실도 어제 뒤늦게 공개됐다. 남쪽 기업들의 ‘단물’을 돌아가며 빨아먹겠다는 속셈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론(公論)은 ‘억지 부리고 떼쓰면 사탕 주어 달래는’ 식의 대북정책으로는 북한을 바꿀 수 없다는 데 모아져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그제 상원 청문회에서 대북 추가 경제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도 대북정책의 변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그의 지적은 한국 정부도 겨냥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차관은 개성공업단지 개발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에 들어간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남북을 ‘한통속’으로 보는 미국의 불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도 어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회의에서 북한이 돈벌이와 체제 선전을 위해 개최하는 평양 아리랑대축전 행사 참석과 관련해 “질서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대중(DJ) 전 정부가 ‘햇볕정책’을 시작한 이후 5년간 혈세로 남북사업에 투입한 3조5800억 원과 현 정부 3년반 동안 쏟아 부은 3조6800억 원의 대차대조표는 국민의 분노를 살 만하다. 민간 지원도 6200억 원을 넘는다.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군 고위 간부들에게 최고급 벤츠에 금으로 만든 권총, 애완견까지 나눠주고 ‘호화 양주파티’를 벌이는 자금을 대준 것이다. 돌아온 것은 미사일 위협이었다. 오죽하면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김정일이 정주영과 DJ를 속여먹었다”며 햇볕정책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렸겠는가.

제대로 된 남북협력과 통일기반의 구축을 위해서도 이제는 상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 달래기식 접근으로는 북한의 나쁜 버릇만 더 키워 남북 모두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남북관계의 파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