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대선 후보 선출방식을 둘러싸고 내부 논란을 벌이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선후보의 선출 방식을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로 바꿔 외부의 유력인사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데 대해 외부 개방보다는 당의 정체성에 맞는 당내 후보를 키우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진 것.
당내 진보그룹인 ‘신진보연대’를 이끌고 있는 신기남 전 의장은 21일 “당의 정체성과 가치에 맞는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가 먼저이며 연합이나 재편은 그 다음 얘기”라고 주장했다.
당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대선 후보 조기 선출을 통해 당의 중심을 확실히 한 뒤에 범여권 후보들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신 전 의장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 및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리기도 하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주축세력’이다. 그의 발언이 창당 주류들과 협의를 거쳐 나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현 지도부와 노선 갈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내에선 지도부의 ‘오픈 프라이머리’ 구상이 당 지지율 회복 등 기초체력 보강 없이 명망가에게 의존하려는 ‘한탕주의 발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신 전 의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기류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근태 의장 측의 문학진 의원은 “판을 잘 짜는 것이 우선이지 어떻게 후보 결정이 우선이냐. 거꾸로 된 얘기”라고 신 전 의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원식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의 목적은 대선후보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참여조건을 당내와 당외로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