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집회를 하던 도중 소음에 항의하는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들을 집단 폭행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1일 “보건의료노조가 20일 밤부터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산별교섭 타결을 위한 집회를 벌이던 중 21일 오전 1시 40분경 조합원 10여 명이 집회로 인한 소음에 항의한 송동길(26)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두희(23) 총학생회 미디어국장을 집단 폭행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송 씨 등은 조합 간부들에게 “집회 노랫소리 때문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잠을 못 자고 있으니 앰프 볼륨을 줄여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학생회는 “이 씨가 앰프의 볼륨을 꺼버리자 조합원 2명이 이 씨의 얼굴을 때렸고, 이 씨가 쓰러지자 조합원 10여 명이 달려들어 이 씨를 발로 짓밟았다”며 “이를 말리던 송 씨의 얼굴과 머리도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송 씨와 이 씨를 에워싸고 무릎을 꿇게 한 채 이들의 얼굴과 머리를 30여 분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송 씨 역시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총학생회는 “보건의료노조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폭행 혐의로 주동자들을 고소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집회에 참가한 보건의료노조원은 “학생들과 승강이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한 적은 있지만 폭행하지는 않았다”며 “학생들이 기본적 태도가 안 돼 있었고 술에 취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서울대가 학교 시설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는데도 무단으로 집회를 진행했으며 집회 현장 주변에는 청원경찰 2명 정도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