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월간 탁구
유승민(삼성생명·사진)의 ‘파워 드라이브’가 세계 최강 왕리친(중국)을 무너뜨렸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랭킹 8위인 유승민은 20일 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일본프로탁구 슈퍼서킷 2차 대회 결승에서 세계 1위 왕리친에게 4-2(5-11, 11-6, 11-9, 12-10, 7-11, 11-8)의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왕리친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석권한 그야말로 세계 최강. ‘탁구 기계’ ‘터미네이터’ 등 그에게 붙은 별명이 그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유승민은 이날 전까지 왕리친의 벽을 딱 한 번 넘어 봤다.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2003년 12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그랜드파이널스 1회전(16강)에서 4-3으로 승리한 것이 유일했다. 역대 전적은 1승 8패.
유승민은 2006 도하 아시아경기대회를 4개월 남짓 남긴 시점에서 왕리친을 꺾음으로써 금메달 가능성과 함께 자신감을 얻게 됐다.
유승민은 8강에서 유럽의 강호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세계 5위·벨로루시)를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팀 동료이자 2003 세계선수권 단식 준우승자인 ‘수비 달인’ 주세혁도 4-1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유승민은 결승에서 왕리친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밀리며 첫 세트를 내줬으나 전매특허인 포핸드 파워 드라이브가 살아나면서 2∼4세트를 연속으로 잡아 승기를 잡았다.
유승민은 “드라이브가 좋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왕리친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게 통했다”고 말했다. 유승민은 22, 23일 삿포로에서 슈퍼서킷 3차 대회를 치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