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오랜 법정 투쟁 끝에 사상 처음으로 동성결혼 허가를 받아냈던 여성 부부가 결혼생활 2년여 만에 파경을 맞았다.
줄리(49)와 힐러리(50) 굿리지 부부의 대변인은 21일 "두 사람은 우호적 결별에는 합의했지만 아직 이혼절차는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부부가 동성결혼 문제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사생활이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은 21년 전 하버드대에서 만난 뒤 함께 살아왔으며, 정자은행의 도움을 받아 딸 애니(10)를 낳기도 했다.
굿리지 부부를 포함해 7쌍의 동성애자들은 매사추세츠 주를 상대로 동성결혼 허용소송을 제기했고, 주 최고법원은 2003년 이들에게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렸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 주만이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한 개정법이 발효된 바로 다음날인 2004년 5월 17일 결혼했다.
한편 미 상원과 하원은 올해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수정안을 잇따라 부결시켰다. 의회 차원의 동성결혼 금지 논란은 일단락 됐으나 11월 중간선거에서 또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