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끝난 17일 중국 정부 전용기가 '새치기'를 하는 바람에 일본 정부 전용기가 10여분 동안 기다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두 나라 정상이 회담장에서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던 '냉랭한 양국 관계'가 공항에서도 재연된 셈이다.
22일 일본 신문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탄 전용기는 당초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탑승한 전용기 다음에 이륙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끼어들어 활주로를 차지했다.
그러자 관제탑은 먼저 출발사인을 내준 일본 정부 전용기를 10여분 동안 기다리게 하고 중국 정부 전용기를 먼저 이륙시켰다.
한 소식통은 "이 일은 결코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중국 정부 전용기가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기 위해 일본 정부 전용기와 비슷하게 출발시간을 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총리를 수행했던 한 일본 정부 관리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그렇다고 중국 정부에 확인해 볼 사안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