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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겨눈 화살에 다나카 맞았다

입력 | 2006-07-24 03:03:00


1976년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일본 총리의 구속까지 불러일으켰던 ‘록히드 사건’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부정 정치자금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불거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독자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한 다나카 전 총리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미국 측이 일부러 이 사건을 터뜨렸다는 등의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당시 조사에 관여한 스탠리 스포킨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부장이 ‘음모론’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스포킨 전 부장 등에 따르면 SEC는 닉슨 전 대통령(1974년 사임) 진영이 미국 기업에서 부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캐기 위해 1975년 관련 기업의 해외 계좌를 일제히 조사했다.

SEC는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록히드가 해외 계좌에 거액의 비자금을 예치해 놓고 항공기 판매용 뇌물로 쓴 사실을 밝혀냈다.

이 조사를 토대로 미국 상원 다국적기업소위원회는 비밀 공청회를 열어 록히드 간부들에게서 다나카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다나카 전 총리는 이 사건으로 1983년 10월 도쿄(東京)지법에서 징역 4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