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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자금 담당국장’ ‘비선 보좌관’…청와대엔 없습니다

입력 | 2006-07-24 03:03:00


“청와대 지하자금 담당 국장이다. 특명을 받고 역대 대통령들이 감춰 둔 지하자금을 양성화시켜 통일자금으로 사용하는 일을 한다. (미화 100만 달러짜리 위조지폐 90여 장을 보여 주며) 필요 경비를 지원해 주면 대통령 하사금으로 바로 돌려주겠다.”(사기 등 전과 13범 40대, 1억7000여만 원 챙김)

“(운전사 겸 수행 비서를 데리고 다니면서) 청와대 사정팀 국장이다. (청와대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는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기념품 손목시계 등을 건네며) 대통령이 준 선물이다.”(사기 등 전과 5범 40대, 8명으로부터 4억3830만 원을 챙김)

청와대는 23일 이처럼 청와대 직함을 사칭한 자들을 포함해 사정비서관실이 최근 5년(2001∼2005년)간 청와대 관련 사칭 및 빙자 사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내용을 청와대 브리핑에 올렸다.

유형별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근무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빙자사건’이 5건이었고 실제로는 없는 친분 관계나 직책을 사칭하는 사건이 5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전 피해액은 2000만∼5000만 원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1억∼2억 원(9건), 3억∼5억 원(8건) 순이었으며 10억 원이 넘는 피해사건도 4건이나 됐다.

사기범들이 자주 사칭하는 청와대 직책인 ‘비선 보좌관’직은 존재하지 않고, ‘특별보좌관’은 현재 이정우 정책, 이강철 정무특보 등 2명에 불과하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 특히 ‘민정’ ‘사정’ 등 힘 있어 보이는 부서 명칭을 사칭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차관급인 수석비서관 이상에게만 전용 차량과 운전기사가 배정되며 3500cc급 승용차는 비서실장 등 장관급에게만 제공된다”며 “대통령비서실 차량엔 청와대 상징 표지를 부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행동이 수상하다고 느낄 경우 청와대 민원전화(02-737-5800)나 홈페이지(www.president.go.kr)를 통해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