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옛 고구려 수도 지안 유적지를 찾은 역사탐방단 학생들이 유적지 안내 설명을 듣고 있다. 뒤에 보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돌더미가 장군총. 지안=이훈구 기자
“와! 교과서에서 본 장군총이다!”
“피라미드 같아요.”
“이 무덤이 장수왕릉 맞아요?”
“왜 중국은 고구려역사를 왜곡해요?”
23일 옛 고구려의 수도 중국 지안(集安) 유적지의 장군총 앞에 도착한 학생탐방단원들은 현지 가이드에게 잇달아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 대부분은 SH공사와 우리은행, 알프스항공여행사의 후원으로 지안과 백두산 천지 관광에 나선 소년소녀가장과 임대주택 거주 학생들이다. 모두 25명으로 서울 성동종합사회복지관 측이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학생들은 인천항에서 중국 단둥(丹東)까지 여객선을 탈 때만 해도 서먹서먹해했다. 그러나 중국 생활과 중국 속의 고구려 역사를 체험하며 금세 가까워졌다.
처음으로 나라 밖 여행에 나서 웃음꽃을 피우는 이들은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은 잠시 잊은 듯했다.
‘장수왕릉’으로 알려진 장군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는 순간, 중국 관리사무소의 직원들이 이를 강력히 제지할 때는 중국 측의 한국인들의 고구려 찾기에 대한 반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탐사단을 이끌고 있는 곽인(50·SH공사 고객지원본부 부장) 단장은 “평소 부족함과 절망의 시간이 많았던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 현장 탐방을 통해 역사의식과 자활의지를 키워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