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 여부가 불투명한 미국연방정부 발행 1250억 달러(약 125조 원) 규모의 채권으로 추정되는 서류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125조 원대의 미국연방채권이 든 가방을 훔친 혐의(절도)로 배모(56) 씨와 배 씨에게 범행을 사주한 혐의(절도 교사)로 추모(56)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5월 27일 오전 8시 반 경 피해자 김모(47) 씨가 잠이 든 틈을 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모텔에 들어가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씨가 훔친 가방은 가로 50cm, 세로 40cm의 철제 가방이며 안에 든 서류는 A4 용지크기의 연두빛 종이 250장(장당 5억 달러)으로 '이 채권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급 보증한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추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 씨가 125조 원 상당의 채권이 든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한 뒤 배 씨를 사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에서 "3년 전 충남 온양에서 주운 가방을 땅에 묻었다가 처분하기 위해 두 달 전에 파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약하다고 보고 가방을 습득한 정확한 경위와 채권의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또 재정경제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해 채권의 진위 여부도 확인 중이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