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4일 정책협의회를 열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상시업무' 종사자들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그러나 상시업무 종사자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지, 정규직 전환 시기를 어떻게 정할지에 대해서는 이날 결론을 내지 않고 다음달 초까지 계속 논의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31만여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를 논의,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8월 초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최종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정의 이런 방침이 실현될 경우 민간기업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라는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당정이 '상시업무' 종사자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는 재계와 노동계 간에 첨예한 갈등도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열린우리당 제종길 제5정책조정위원장은 "올 정기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1월부터 당장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부문은 이 법안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 경우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먼저 준칙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는 "'상시업무' 등의 범위에 대해 정부가 일괄 기준을 정하면 기업의 인력 운용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민간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이를 빌미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제 위원장은 "예산과 인력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