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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리참배 반대’ 대세로

입력 | 2006-07-25 03:00:00


일본에서 정치지도자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히로히토(裕仁·연호 쇼와·昭和) 일본 국왕이 A급 전범 합사(合祀)를 불쾌하게 생각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단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도미타 도모히코(富田朝彦) 전 궁내청 장관의 메모가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보도된 것이 계기다.

마이니치신문이 22, 23일 일본의 유권자 106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패전기념일(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반대 의견은 54%로 찬성(36%)보다 훨씬 높았다.

고이즈미 총리의 취임 직후였던 2001년 5월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7%에 그쳤다.

차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54%로 찬성(33%)을 압도했다. 1월 마이니치신문의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47%로 똑같았다.

특히 차기 총리에 적합한 자민당 정치인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을 선택한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반대(48%)가 찬성(42%)을 앞질렀다.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정치 지도자가 당연히 할 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총리가 됐을 때 어떻게 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23일 성인 96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총리가 참배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3%로 ‘참배’(28%) 쪽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 신문이 한 달 전 실시한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 반대하는 의견이 37%에 그쳤다. 이에 비해 ‘8월 15일 참배해야 한다’와 ‘8월 15일은 피해 참배해야 한다’는 답변은 17%와 32%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 아에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히로히토 일왕의 발언을 기록한 메모를 도미타 전 장관의 부인으로부터 지난해 가을 건네받았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우익 세력들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경제계의 뜻을 반영해 아베 장관의 정권운영철학을 담은 저서 ‘아름다운 국가로’가 출판되는 날 이를 전격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