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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세기 소설’… “어, 최인훈이 빠졌네”

입력 | 2006-07-25 03:00:00

창비 ‘20세기 한국 소설’에 작품이 수록된 작가들의 캐리커처.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석영 박완서 이문열 채만식 씨. 사진 제공 창비


최근 완간된 ‘20세기 한국소설’(전 50권·창비)의 선정과 관련해 뒷얘기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 선집은 창비가 191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발표된 작품 중 대표적인 중·단편소설을 가려 뽑은 것이다. 이광수 김동인의 작품을 담은 첫 권부터 30대 작가 하성란 조경란 김경욱 김연수 씨의 소설이 묶인 마지막 권에 이르기까지 작가 204명의 소설 374편이 실렸다. 기존의 문학전집들과 구별되는 것은 일단 선정 기준.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중심에 두되 다양한 경향의 대표작을 망라하며, 일반적으로 대표작으로 알려진 것을 추수하지 않고 재조명했다”고 편집진은 밝혔다. 가장 많은 작품이 실린 작가는 ‘달밤’ ‘복덕방’ 등 6편이 소개된 이태준. 현진건 채만식 김유정 박태원과 김승옥 황석영 박완서 씨의 작품은 5편씩 실렸다. 이문열 씨의 작품이 ‘하구’ ‘금시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세 편만 실린 데 대해서는 “세 편 모두 중편이어서 분량을 조절했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박경리 씨는 ‘불신시대’ 1편, 조정래 씨는 ‘청산댁’ ‘유형의 땅’ 2편만 실렸다. 대하소설을 주로 집필한 작가들이어서 중·단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

선집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얘기도 많다. 우선 ‘국민소설’로 불리는 황순원의 ‘소나기’가 빠졌다. 창비는 “‘소나기’는 전집 및 선집에 많이 소개됐기 때문에 유족들이 이 선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 대신 ‘독짓는 늙은이’ 등이 실렸다.

최인훈 씨는 개인 전집 외의 선집에는 작품을 싣지 않겠다고 밝혀 이 선집에서 빠졌다. 백민석 씨는 앞으로 작품을 쓰지 않겠다며 불참의 뜻을 밝혔다. 김훈 씨는 대표적인 중·단편을 2000년 이후 발표하는 등 ‘21세기 작가’로 분류돼 선집에서 제외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