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감사 '낙하산 인사' 내정설로 심각한 노사갈등을 빚은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감사 선임을 연기함에 따라 거래소 노동조합이 25일 부분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내정설이 나돈 386 출신 공인회계사 김영환(42) 씨의 감사 선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노사 갈등이 재연될 여지는 남아 있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과 이용국 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이사장실에서 만나 노조의 반발을 불러온 상임 감사 선임을 연기하는 대신 노조는 파업을 풀고 즉각 업무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 안건은 상정하지 않고 동양종합금융증권 전상일 사장의 사외이사 선임안만 처리한 뒤 7분 만에 끝났다.
거래소는 보류된 감사 선임의 경우 추후 다시 이사회와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주총을 소집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사 선임은 3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일단 시간을 번 뒤 다시 김 씨의 감사 선임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노조의 반발은 물론 여론도 대부분 부정적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노조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다시 김영환 씨가 감사 후보로 추천된다면 도덕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바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이날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했으나, 노조 지도부는 본관 1층에서 '낙하산 감사' 철회를 요구하는 철야 천막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