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흑 세력은 손바닥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폭이 넓다. 백이 여기를 부수지 않으면 희망이 없는 바둑이 됐다.
한종진 6단은 4분여 동안 생각한 끝에 백 122로 흑의 대해에 몸을 던졌다. 사나운 파도가 몰아치겠지만 그걸 뚫어야 한다.
검토실은 국후 백 122 대신 참고1도 백 1을 선수하고 3으로 들어가는 수를 제시했다. 실전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까다롭다. 이 수로 역전이 가능했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흑도 골치 아팠을 것이다. 흑은 굳이 백을 잡을 필요는 없다. 백을 두 집만 내고 살려주고 그 대가로 하변 패를 다시 시작해 이기면 된다.
흑 139를 본 한 6단은 돌을 던졌다. 참고2도 백 1로 끊으면 13까지 사는 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이 수순이 모두 하변 패의 팻감이 된다.
해설=김승준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