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 이후 기업들의 ‘사옥 경비’에 비상이 걸렸다.
SK그룹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사옥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출입문은 하나만 빼고 모두 막았으며, 출입구에서 경비 용역업체 직원들이 직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건물 밖에도 10여 명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SK가 이처럼 경비를 강화한 것은 SK㈜의 노조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정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노사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특히 고용세습 명문화, 고도화 설비인 제2 중질유분해시설(FCC) 이전 문제 등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 걸려 있어 사측은 경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비자금 수사 사건 이후 서울 강남구 양재동 사옥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 직후에는 경비업체 직원들이 출입문에서 일일이 신분을 확인했으며, 현재도 일부 출입자에게는 신분 확인을 요청하고 있다.
노조의 사옥 점거로 막대한 피해를 본 포스코도 포항 본사를 중심으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우선 포항 본사 경비를 전문 용역업체에 맡겼으며, 조만간 경비업체 직원 100여 명을 사옥 주변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보안 검색대와 철제문을 설치하고, 특수 경비시설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철저하게 사옥 보안 관리를 해 온 기업들도 포스코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삼성과 LG그룹은 경비 인력을 사옥 안팎에 상주시키면서 협력업체나 시민단체의 갑작스러운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