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공을 들여 좋은 종목을 몇 개 찾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제값을 받을 때까지 장기투자 해야지’라고 결심하며 주식을 샀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시장 상황이 크게 나빠지며 주가가 폭락해 버렸다. 당연히 잠이 안 온다. 밥 먹을 때도, 일할 때도 투자한 종목이 눈에 아른거린다. 》
‘언제나 오를까? 손절매(손해 보고 파는 것)를 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다른 종목을 찾아볼까?’
생각이 끊이지 않으면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는 이렇게 고통스럽다.
‘혼자 하는 주식투자는 왜 항상 힘들고 고통스러워야 할까.’ 경제교육학원 ‘휠리스쿨’ 이원재(42) 원장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투자클럽을 만들어서 투자하세요. 서로 만나 즐거운 마음으로 토론하고 정보를 교환하면 주식투자가 즐거워집니다. 매일 주식에 쫓기는 삶이 아니라 주식을 즐거운 취미로 여길 수 있게 됩니다.”
○투자클럽의 장점
투자클럽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 고독하게 고민하고 밤잠을 설칠 필요가 없다. 투자클럽에서 고민을 이야기하고 함께 토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또 좋은 투자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은 투자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투자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닙니다.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지요. 문제는 ‘좋은 투자 습관’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겁니다.” 누구나 장기투자를 결심해 놓고도 조금만 주가가 오르면 팔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한 달에 한 번 모여 지인(知人)들과 투자 의견을 교환하면 이런 단기 매매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생각이다.
또 혼자서 종목을 고를 때 생길 수 있는 선입관도 줄어든다. 함께 의논하다 보면 주식투자에 대한 지식도 늘어난다. 더 잘하는 사람으로부터 투자 아이디어를 배우는 것도 무시 못 할 장점이다.
○이렇게 만들자
그렇다면 투자클럽은 어떻게 만들까.
우선 잘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게 좋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돈 문제를 즐겁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한다. 너무 자주 하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고, 매매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
각자 낸 돈을 합친 뒤 한 계좌에 넣어 공동으로 운용하되 공동 운용 계좌에는 너무 많은 금액을 넣지 않는 게 좋다.
만약 공동 계좌 외에 개인적으로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싶다면 자신의 계좌를 따로 만든 뒤 공동 계좌 포트폴리오를 따라 투자하면 된다.
이 원장에게 “모여서 투자하는 것보다 차라리 요즘 대세인 간접투자를 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원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간접투자도 나쁘지 않지요. 하지만 직접투자는 직접투자만의 즐거움이 있어요. 자신이 직접 의사 결정을 하고 경제를 배우는 즐거움 말입니다. 왜 투자가 골치 아픈 돈벌이 수단이나 괴로운 지적 노동이어야 하지요? 투자는 얼마든지 재미있는 취미, 즐거운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원재 원장은…
△1964년생 △1990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2001년 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사 △1990∼2004년 동아일보 기자, 경제부 차장
△2004년 영인베스터투자교육연구소 대표 △2004년 휠리스쿨 원장 △2006년 주식투자 클럽 공동체 휠리커뮤니티 대표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