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줄 곳이 없네” 삼성생명 골잡이 변연하(가운데)가 26일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국민은행 신정자(왼쪽)와 김나연의 찰거머리 같은 더블팀 수비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노란색은 국민은행의 승리를 부르는 행운의 색깔이었다.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의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국민은행 선수들은 홈경기에서 입던 흰색 대신 원정경기 때 착용하던 노란색 유니폼을 처음 입고 나왔다.
올 정규시즌 홈에서 2승 4패로 승률이 낮았기 때문. 게다가 삼성생명과는 ‘안방’에서 두 차례 대결해 모두 진 징크스를 깨고 싶었다. 노란색을 입은 원정 및 중립 경기에선 8승 1패.
선수들의 노란 물결에 동참하려는 듯 국민은행 최병식 감독도 노란 넥타이를 맸다.
겉모양부터 하나가 된 국민은행은 정선민(19득점)과 스테파노바(17득점 14리바운드)의 골밑 장악에 김나연(13득점)의 외곽슛까지 곁들여지면서 변연하(20득점)를 앞세운 삼성생명에 61-58로 이겨 2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2승 2패로 팽팽히 맞선 양 팀은 27일 오후 2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최종 5차전을 벌인다.
실업팀 선경증권에서 뛰던 1996년 농구대잔치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 후 3연승으로 삼성생명을 꺾고 정상에 선 경험이 있는 정선민은 “그때 희열은 아직도 짜릿하다. 아직 우승트로피의 주인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정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장 인근 유관순 열사 생가까지 찾았던 국민은행은 경기 초반부터 삼성생명을 압도했고 3쿼터를 55-44로 끝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무려 8분 1초 동안 무득점에 묶이며 55-55 동점을 허용했다. 이 위기에서 정선민과 신정자의 연이은 점프슛이 터져 경기 종료 1분 22초 전 59-55로 다시 달아났다.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국민은행은 삼성생명에 자유투로 2점을 내줘 경기 종료 33초 전 다시 1점 차로 쫓기더니 정선민의 점프슛이 빗나가 역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삼성생명 박정은의 턴 오버로 스테파노바가 볼을 가로챈 뒤 종료 2.3초 전 골밑슛을 꽂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 1Q2Q3Q4Q합계국민은행191818661삼성생명1015191458
천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