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개봉하는 3D애니메이션 ‘몬스터하우스’. 사진 제공 소니픽처스 릴리징코리아
무엇이든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는 귀신 들린 집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많은 동물과 물건들을 사람과 똑같이 만들어 버린 3D애니메이션, 이번엔 집이 그 대상이다.
할리우드의 흥행 승부사 스티븐 스필버그와 ‘포레스트 검프’의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제작(절대 ‘연출’이 아니다)한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8월 10일 개봉·전체 관람가). 공포와 유머를 적절하게 버무린 데다 살짝 감동까지 얹은 종합선물세트다.
항상 괴물같이 으르렁대는 네버크래커 할아버지의 집. 그의 집 앞에 가면 자전거나 야구공이나 뭐든지 사라져 버린다. 핼러윈 전날, 주인공 디제이와 친구 차우더는 네버크래커 할아버지의 집에서 나온 카펫이 농구공을 삼켜 버리는 장면을 본다. 두 소년은 집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고 그 집에 잡아먹힐 뻔한 여학생 제니까지 이에 가세한다.
3D애니메이션은 이제 어디서 만들었건 비슷해 보이는 게 사실. 그러나 이 영화의 질감은 마치 진흙으로 만든 캐릭터를 사용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으로 독특하다. 캐릭터들은 얼굴 표정이 생생히 살아있는 데다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너무 어른 흉내를 내는 것 같긴 하지만 대사도 감칠맛이 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창문을 눈으로, 나무를 팔로 삼은 몬스터하우스가 입을 쩍쩍 벌리며 돌아다니는 모습.
아이들과 집의 대결인 줄로만 알았던 영화는 후반부에 오래된 사랑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의외의 뭉클한 반전을 준비한다. 팀 버튼의 ‘유령신부’에서 이미 감각을 인정받은 패멀라 페틀러의 이야기 솜씨가 빛나는 부분이다. 마치 놀이동산의 귀신집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랄까, 뻔히 어느 정도 유치하리란걸 알지만 그래도 무섭고 재미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