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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교조는 우리 아이들을 ‘북한 인민’ 만들 셈인가

입력 | 2006-07-27 03:03:00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북한의 역사책 내용을 베낀 교재로 소속 교사들을 상대로 ‘통일학교’를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교조는 북한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자료를 만들고 강연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교재는 객관적 검증이나 비판적 접근 없이 북한 정권의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

우리 현대사를 김일성의 주체사상 관점에서 기술(記述)하고, 그 앞뒤를 꿰어 맞추기 위해 날조된 내용까지 삽입한 북한 역사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베껴 전파하는 것은 친북 의식화(親北 意識化) 교육이지, ‘북한 제대로 알리기’가 아니다. 내용의 3분의 2 이상을 ‘현대조선역사’라는 북한 책에서 고스란히 베껴 온 이 교재는 “남반부 동포들을 반동(反動)통치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인민군 장병들은 용감성과 헌신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김일성의 1950년 6월 26일 방송연설까지 옮겨 놓고 있다. 결국 남한은 ‘해방돼야 할 대상’이고, 남한 주민은 ‘반동통치의 희생자’란 말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짓밟고 북한의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치켜세우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학계가 허위사실로 공인하는 김일성의 ‘조선혁명군 조직과 조국광복회 결성’ 등을 ‘항일투쟁’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교재에는 ‘북한의 선군(先軍)정치는 세계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정치방식’이라고 적혀 있다. 김정일 체제가 군사력 강화에 몰두하면서 북한 주민을 극심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편향된 교재를 아무렇지 않게 돌려보며 북한 역사를 미화(美化)하는 집단이 미래세대의 교육을 맡은 전교조다.

전교조는 내부적으로 통일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이른바 ‘통일교육’에 주력해 왔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생길 때마다 ‘계기수업’이란 걸 하고 ‘평화’와 ‘통일’을 내세웠다. 명분만 그럴듯할 뿐, 그 실체가 친북 반미의 이념교육임을 이 교재만큼 잘 보여 주는 증거도 없다.

전교조는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이념교육도 모자라 우리 아이들에게 북한의 역사관을 주입해 ‘북한 인민’으로 키우겠다는 것인가. 이런 선동 세뇌와 함께 한편으론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열을 올리는 게 전교조다. 이런 두 얼굴의 전교조에 정부는 계속 끌려만 갈 것인가, 아니면 엄정 대처할 것인가. 국민 앞에서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