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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비키니 아나운서’ 자질 공방

입력 | 2006-07-27 03:03:00


2006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참가한 SBS 김주희(2005 미스코리아 진) 아나운서를 두고 MBC와 SBS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성경환 MBC 아나운서 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씨가 뉴스(생방송 모닝와이드) 진행자로서 아나운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뉴스 진행자의 비키니 사진이 보도의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나운서에 대해서도 “연예인과 차별된 이미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SBS는 성 국장의 발언에 대해 발끈하는 분위기다. 박영만 아나운서 팀장은 “여자 아나운서가 수영장이나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으면 이미지가 실추되느냐”며 “미스코리아 진으로 자격이 부여된 세계대회 출전에 양해했다. 개인이 원해서 참가했고 그 대회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은 것까지 간섭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은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ID가 ‘부끄러운 남자’인 누리꾼은 다음 토론방에서 “미인대회 자체가 지성미가 아닌 외모와 몸매에 치중한 대회이므로 선정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누리꾼 ‘pyh1919’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미스유니버스를 싸구려 대회로 취급하는 발언이 아나운서의 수준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논란을 보는 한 여성 아나운서는 “비키니가 된다, 안 된다고 논쟁을 하기 전에 아나운서의 진행 능력보다 외모를 보는 잣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