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제치고 우리가….”
“앞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필요….”
최근 충남도의 3억 달러(약 3000억 원) 외자 유치를 놓고 충남도와 경기도가 ‘가볍지만 뼈 있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와 경기도는 그렇지 않아도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수도론을 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충남도는 21일 미국의 반도체 전문회사인 포트로닉스사와 3억 달러의 투자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트로닉스사는 2010년까지 천안시 직산면 충남테크노파크 내 3만3285m²에 반도체 미세회로의 핵심 원재료인 포트마스크 연구개발(R&D) 및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
이완구 충남지사는 “이번 외자유치는 경기도와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 낸 것으로 외국기업에 충남이 수도권보다 입지가 좋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의 유치는 경기도가 먼저 시작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때부터 미국 코네티컷 주의 포트로닉스사 본사를 방문해 유치를 타진해 왔다.
충남도는 포트로닉스사가 올해 4월 R&D 거점을 한국으로 전부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뒤에야 경쟁에 합류했지만 다양한 입지안과 인센티브를 제시해 호감을 얻었다. 천안은 땅값도 경기도에 비해 4배가량 싸다.
충남도의 외자 유치 발표에 대해 경기도는 26일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완구 지사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내용의 e메일을 충남도 출입기자들에게 보냈다.
e메일에서 김 지사는 “경기도는 그동안 국내 자치단체와의 경쟁보다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과 경쟁해왔다”며 “외국기업이 경기도에만 투자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에 들어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밖으로 나가는 국내 거대 기업을 잡고, 좋은 투자 환경을 찾고 있는 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투자환경을 적극 개선하겠다”며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의 대수도론과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크게 반발해온 충남도는 “경기도가 이번 사례를 수도권 규제완화의 당위성을 전파하는 계기로 삼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