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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베트남의 지중해’ 냐짱과 ‘천년고도’ 후에

입력 | 2006-07-28 03:00:00

아직 개발의 손길이 본격적으로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풋풋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베트남 남부 냐짱의 해변. 아나만다라 리조트의 비치 풍경이다. 사진 제공 임철 사진작가

베트남의 유서 깊은 도시인 후에 근교의 응우옌 왕조 왕릉(2대 민망). 1840년대에 건축됐다. 사진 제공 임철 사진작가


수도 하노이의 패션가와 호찌민의 오토바이 물결로 상징되는 베트남의 거리 풍경.

후에(위에)와 냐짱(나트랑)을 다녀오면 그 이미지가 달라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1993년)될 만큼 역사가 잘 보존된 고도(古都)인 데다 유럽의 해변을 연상케 하는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새로이 허니문 여행지로 떠오른 고도 후에와 휴양지 냐짱으로 안내한다.

○ 역사의 도시 후에

보라색 아오자이 차림의 여승무원. 베트남의 정취는 인천공항에서 오른 베트남항공기에서부터 물씬 풍긴다. 호찌민 국제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5시간 25분. 후에는 여기서 75인승 프로펠러기로 2시간쯤 더 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드넓은 논과 강물뿐. ‘쌀의 나라’ 베트남의 진면목을 본다.

후에는 우리의 경주 격이다. 베트남 문화역사의 자긍심 그 자체다. 투숙한 곳은 105년 역사의 사이공마린호텔. 이곳의 ‘황제디너’는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만하다. 모두 옛 황제복장으로 갈아입고 전통음악 연주를 들으며 베트남 음식을 즐긴다. 가격은 1인당 3만 원. 4명 이상이면 가능하다.

후에는 베트남의 마지막 황실인 응우옌 왕조(1802∼1945)의 도읍지. 중국 쯔진청(紫禁城)을 본떠서 지은 거대한 궁전과 왕릉, 성곽 등이 강변에 늘어서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 눈길 닿는 곳마다 유적이다.

근교에는 황릉이 많다. 가장 화려한 것은 민망 황릉. 생전에 본인이 설계한 것인데 코끼리, 기마, 신하 조각상으로 장식돼 있다. 쭝민 호수를 지나 민망 황릉에 이르는 길은 자연과 건축을 조화시킨 베트남 특유의 정원 양식을 보여 준다.

○ 휴양의 도시 냐짱

소금밭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새하얀 모래해변, 팜트리로 거리를 장식한 휴양지. 이것이 ‘베트남의 지중해’로 불리는 냐짱의 모습이다. 다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다낭은 후에 근처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다.

후에를 떠나 다낭으로 가는 남행길. 약 100km가 모두 해안이다. 경치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평생 한번은 꼭 가봐야 할 50곳’에 들었을 정도. 바다안개를 뚫고 오르는 하이반 패스(고개), 그 아래로 펼쳐지는 남중국해는 절경이라 부를 만하다.

냐짱은 우리와 친숙한 곳이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야전사령부가 주둔했다. 그 해변은 이제 특급호텔과 리조트 차지다. 유럽 관광객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아나만다라 리조트는 독특한 곳이다. 전통민가를 본뜬 독립 빌라(60여 개) 형태. 리조트 앞 해변에 가면 지중해인지 베트남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다. 토플리스(가슴을 드러낸 반라) 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유럽 여인들 때문이다.

해변에는 투숙객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비치베드가 있다. 거기 누워 바라본 냐짱의 바다와 하늘. 팜트리 그늘 아래 해먹(그물침대)에서 껴안은 채 오수를 즐기는 커플만큼이나 정겹다.

아일랜드 호핑 투어(작은 배로 섬 서너 곳 둘러보기)도 아기자기하다. 망고 파파야 등 열대과일을 맛보고 스노클링도 한다. 섬에 상륙하면 통게구이 등 갓 잡은 해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비싸기로 이름난 다금바리가 여기서는 1kg(회+매운탕)에 2만 원.

머드온천은 냐짱의 숨겨진 보물. 1인용 나무 욕조에 앉으면 연회색 머드를 어깨가 잠길 만큼 부어 준다. 30분쯤 앉은 채로 천연 머드 팩을 한 뒤 온천수로 씻어 낸다.

후에·냐짱=이창환 기자 big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