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外華內貧).
국내 은행들의 올 상반기(1∼6월) 성적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18개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874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늘어난 것으로 반기(半期)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은행권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기업과 가계 대출 건전성이 좋아져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손충당금은 부실 발생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으로, 올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은 1조1811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0.3%나 줄었다.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4%로 작년 동기의 1.26%에 비해 0.14%포인트 높아졌다.
ROA는 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기관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은행들의 성적표가 화려한 것만은 아니었다. 은행들의 수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총이익률(총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은 2.92%로 지난해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대손비용 감소,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 일시적 요인으로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주택담보대출 등 치열한 영업 경쟁으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줄어든 것도 총이익률 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이다.
금감원 측은 “앞으로 이 같은 일시적인 순이익이 사라질 경우 당기순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