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나?’
잇따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이랜드그룹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고 4월 인수한 까르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도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랜드와 까르푸 노조의 반발과 국제상사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도 가열되고 있어 경영진이 속을 태우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4월부터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유통가에선 “2002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이랜드가 4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며 “정기 세무조사가 통상 5년 만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세무당국이 뭔가 벼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기업 M&A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조달 내용에 조사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4월 말부터 진행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6월 말 결론 지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까르푸 노조와 이랜드 그룹 계열사인 뉴코아 노조의 움직임도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은 “단체협약 이행과 고용안정 보장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를 저지하겠다”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까르푸 점포를 옮겨 다니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랜드가 최대 주주로 있는 법정관리 기업인 국제상사도 ‘애물단지’가 됐다.
국제상사는 최근 제3자 매각을 추진하면서 액화석유가스(LPG) 회사인 E1에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 지분을 넘겨주는 계획안을 마련해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이 계획안대로라면 신주(新株)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E1이 지분 74.1%를 갖는 대주주가 된다. 이랜드는 최대 주주지만 경영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이랜드는 부산고등법원에 항고한 상태지만 법정공방은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 측은 “가파른 성장가도에 들어선 이랜드가 한번쯤은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이 최근 인수한 주요 패션 브랜드회사인수 시기경영 현황데코2003년5개 브랜드 운영 중엘덴올해 신규 브랜드로 시장 재출시뉴골든전국 38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캡스전국 27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
제이빔전국 12개 매장에서 판매 중앙떼떼길거리 매장과 대형마트 등 전국 86개 매장에서 판매 중쏘베이직2004년연내 출시 예정쏘시에2005년연내 출시 예정라틀레틱전국 16개 매장 운영 중콕스연내 신규 출시 예정네티션닷컴2006년정상 영업 중
이랜드그룹이 최근 인수한 주요 기업(자료: 이랜드그룹)회사인수 시기경영 현황국제상사2002년 6월-최대주주 지위 확보했으나 법원에서 제3자 매각 추진
-경영권 분쟁 중뉴코아2003년 12월-지분 전체 인수
-백화점 3곳, 아웃렛 8곳 등으로 운영 중올림푸스백화점2005년 9월-울산 남구 달동에 위치
-뉴코아 아웃렛으로 개조 중
태창 내의부문2005년 11월-빅맨, O/X 등 5개 브랜드 인수
-해외 속옷시장 진출해태유통2005년 12월-32개 점포 전부 인수
-슈퍼마켓 킴스마트로 변경 중삼림개발2006년 2월-하일라콘도 운영하는 레저기업
-레저시장 공략 본격화신세화백화점2006년 2월-부산 괴정점, 경남 거제점 인수
-지방 유통망 확대까르푸2006년 4월-지분 인수 합의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승인 심사 중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