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장맛비도 주말이면 멎는다고 한다. 햇볕 쨍쨍 내리쬐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것. 인파로 북적이는 산이나 해수욕장을 찾기보다 조용한 휴식을 누리는 것도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방법이다. 잔잔한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국내에서 가장 넓은 연꽃 밭은 전남 무안군에 있지만 수도권에도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연꽃은 오전에만 활짝 핀다고 하지만 오후에 보아도 그 고적한 자태는 변함이 없다. 바람이 불 때 연잎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가만히 듣다 보면 수도자가 된 기분이 들 듯하다.》
▽강화 선원사=인천 강화군 선원면 지산리 선원사 앞 1만5000여 평에서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제4회 논두렁 연꽃축제’가 열린다. 논두렁길을 따라 걸으며 바로 앞에 핀 연꽃을 마음껏 볼 수 있다. 홍련 백련 등 2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연꽃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연을 재료로 한 냉면과 국수, 삼겹살, 떡볶이, 고추장, 소시지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연꽃 사진전과 사생대회 등도 열린다. 연잎차 만들기, 연등 제작 등 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행사 기간 중에는 연예인 공연도 열린다.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서 강화역사관을 지나쳐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가라는 이정표가 있다. 절 주차장이 좁기 때문에 무료 주차가 가능한 강화역사관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왕복 1000원)를 이용하는 게 좋다. 032-933-8234
▽양평 세미원=경기 양평군이 양서면 용담리에 한 달 전 문을 연 연꽃 단지다. 2만9000여 평에 이르는 대단위 단지다. 주말이면 2000여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이곳의 특징은 연꽃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젤과 크레파스, 물감, 도화지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눈으로 본 연꽃을 각자의 느낌대로 표현해 볼 수 있어 좋다.
가을쯤에는 사생대회를 열어 우수 학생들을 표창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달까지는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으나 8월부터는 단지 관리를 위해 하루 500명만 선착순 예약 접수해 입장시킬 예정이다.
국도 6호선을 타고 신양수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빠져 양수리 방면으로 500m쯤 가면 보이는 양서문화체육공원에 주차하고 가면 된다. 입장료는 없다. 031-775-1834
▽일산 호수공원=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도 최근 연이 심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호수공원 서쪽 자연학습원 일대의 호수에서 연꽃을 만날 수 있다. 면적은 600여 평으로 좁은 편이지만 9만 평에 이르는 호수에 떠 있기 때문에 더욱 멋지다. 창포 부들 등 100여 종의 다른 수생식물도 함께 자라고 있어 관찰하는 재미가 더하다. 031-961-2663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