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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로컬’ 바이바이?…美 ‘내고장 장터’ 논란

입력 | 2006-07-28 03:00:00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어온 ‘바이 로컬(Buy Local·지역 상품 구매)’ 운동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상품 구매의 경제적 환경적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바이 로컬 운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26일 보도했다.

지역 상품은 주로 구매자로부터 반경 50∼100마일(약 80∼160km) 이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가리킨다. 반면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이 판매하는 원거리 또는 해외 상품의 평균 운송거리는 1500∼2500마일(약 2400∼4000km)에 이른다. 바이 로컬 운동 지지자들은 외국 농산물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평균 3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제품 신선도와 환경보호 측면에서 지역 상품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바이 로컬 운동 회의론자들은 운송 시스템의 급속한 발달로 원거리·해외 생산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지역 상품과 비교해 연료 사용량과 유통 비용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의 천연 기후에서 자란 농산물이 각종 기계를 동원해 재배한 지역 농산물보다 제품의 질과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것.

존 클라크 세계은행 연구원은 “트랙터를 이용한 지역 농산물과 손이나 낫을 써서 재배한 외국 농산물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환경친화적 제품이겠느냐”면서 “운송 거리뿐만 아니라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생산됐는지 여부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바이 로컬 운동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빈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아이오와 주 당국이 청소원 유니폼 제조업체를 지역 의류업자로 교체하면서 이를 생산해 오던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에서 5만 명의 어린이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바이 로컬 운동을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립주의’의 산물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바이 로컬(Buy Local·지역 상품 구매)::

바이 로컬 운동은 자기 고장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공산품을 구매해 지역경제와 환경보호에 일조하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시민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