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 융합의 법적 제도적 정비를 위한 통합규제기구의 전단계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28일 출범한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무총리 직속의 방송통신융합추진위가 내달 중순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에는 안문석 고려대 부총장이, 장관급인 14명의 민간위원에는 김태유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교수 등이 위촉됐다.
이 위원회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관장할 법과 제도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나 사업자 간 이해 다툼이 치열한 현안들에 대해 전문성과 균형감각을 갖고 대응할 만한 위원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슨 일을 하나=한 국무총리는 “위원회는 하반기 중 인터넷프로토콜(IP)TV, 디지털방송, 디지털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와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어느 것 하나도 결정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TV 수상기로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IPTV의 경우 경쟁 관계에 있는 케이블 업계가 반대하는 데다 방송위와 정통부 간 관할권 다툼에 휩싸여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문화부 정통부 방송위 등 콘텐츠, 통신, 방송 영역을 나누어 관할하던 정부 부처를 통합 개편하는 작업도 부처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통신 분야로 기운 인선=20명의 위원 가운데 매체 융합 기술이나 정책과 관련해 전문가로 꼽히는 위원은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과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 등이다.
위원 중에 통신 분야의 전문가들은 포함돼 있으나 방송 실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이는 조재구 전 한빛아이앤비(MSO) 총괄사장이 눈에 띌 정도다. 이로 인해 위원의 인선이 통신 쪽으로 기울어진 게 아니냐는 방송계의 지적도 나온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안 부총장은 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추진위원회의 전자정부 특별위원장을 지낸 정보통신 전문가. 정책산업분과위원장을 맡은 김태유 교수도 대통령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을 지낸 통신계 인사로 꼽힌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3기 방송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방송 통신 융합과 관련해 “산업적 측면에서 발전에 지장이 없도록 정리해 달라”고 언급한 것이 매체 융합을 산업 논리로 접근하는 통신 쪽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민간위원이름직책안문석(위원장)고려대 부총장김태유(정책산업분과위원장)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교수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김명중 호남대 신방과 교수조상호 나남출판 대표이사지은희 덕성여대 총장홍은희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부교수
조재구(기구법제분과위원장)전 한빛아이앤비 (MSO)총괄사장김동욱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김정기한양대 언론정보대학장김평호단국대 언론영상학부교수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조상희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허운나한국정보통신대 총장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장관, 방송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무조정실장 등 6명은 당연직.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