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을 살상하지 않으면서 적의 전력망을 일시에 마비시켜 상대방의 전쟁 수행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비살상 무기가 본격 개발된다.
국방부는 27일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해 만든 자탄(子彈)으로 상대방의 전력망을 파괴하는 ‘탄소섬유자탄(일명 정전폭탄: Blackout Bomb)’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는 탄소섬유자탄 시제품 개발업체로 ㈜풍산을 18일 선정했다. 풍산은 앞으로 3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시제품을 생산해 품질 및 성능검사를 통과하면 양산체제로 들어간다.
‘탄소섬유자탄’은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폭탄이나 함정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에 집어넣어 공중에서 폭발시키면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방출돼 송전선에 걸리면서 정전을 유발하고 전력망에 과부하를 걸어 각종 전기·전자장비의 고장을 일으킨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전국에 7000∼8000여 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은 북한의 경우 유사시 대형 발전소 상공에서 이 폭탄을 터뜨리면 전력 공급 차단으로 상당수의 지하요새가 무력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