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대기업들이 올 임단협을 잇달아 타결함으로써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울산에 ‘돈 폭탄’이 떨어진다.
올해 임단협을 최근 무분규로 최종 타결한 현대중공업은 27일까지 휴가비(50만 원)와 생산성 향상 격려금(통상 임금의 100%),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100만 원), 노사화합 격려금(50만 원)을 지급했다. 통상적인 월급을 제외하고도 1인당 평균 400만 원씩 전체 임직원 2만4000명에게 약 1000억 원이 지급된 셈.
현대미포조선 노사도 27일 임금 9만2050원 인상(호봉 승급분 1만7900원 포함), 통상금의 250%인 격려금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가 28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이를 가결하면 미포조선은 10년 무분규를 기록하게 된다. 사측은 타결 즉시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격려금 100%(평균 150만∼160만 원),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만 원, 10년 연속 무분규 타결 격려금과 휴가비 각 5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 1인당 약 350만 원을 받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28일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잠정 합의안이 타결되면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2만8000여 임직원에게 약 900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만 원과 여름휴가비 30만 원 등 1인당 지급액은 평균 300만 원. 노조원의 경우 파업으로 인한 1인당 임금 손실(평균 140만∼150만 원)을 넘어서는 돈을 보전받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울산 금융계는 다음 달 초까지 총 2000억∼2500억 원의 ‘뭉칫돈’이 풀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과 금융기관 등은 이들 회사 임직원을 겨냥해 다양한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부익부 빈익빈’이 낳는 위화감도 크다. 울산의 현대차 협력업체 대표 A(45) 씨는 “현대차가 한 달 넘게 파업을 하는 바람에 30여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어 월급도 제대로 못 줬다”며 “파업 기간의 임금 손실액을 격려금 명목으로 보전해 주지 않아야 파업 관행이 사라지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해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