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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당기는 美…“마카오 은행 北계좌 조사 계속할 것”

입력 | 2006-07-28 03:00:00

레비 미국 재무부 차관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돕는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금융범죄 담당 차관이 최근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온 레비 차관은 26일 이 보도를 사실상 부인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북한의 WMD 개발을 우려해 무기개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이 통과됐다”며 “미국과 동맹국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두 사안에 대해 (이번 순방 기간에는) 한국 정부에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이어 안보리 결의문이 적시하고 있는 ‘미사일 및 WMD 개발자금 차단’ 조항을 폭넓게 해석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통상적인 무역거래도 WMD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쓰일 수 있으므로 확실히 하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특히 미 국무부가 지난해 6월, 10월 미국 내 자산동결 조치를 내린 11개 북한 기업에 대한 제재에 한국과 중국이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문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 중) 다른 나라들도 최소한 같은 수준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또 지난해 9월 미국이 북한의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이 북한의 WMD 활동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즉, BDA은행이 동결한 북한 자금(2400만 달러)이 미사일 또는 핵물질 판매 자금이란 혐의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북한 조선광업무역회사의 자회사로 WMD 확산에 관련된 단천상업은행이 BDA은행을 이용한 고객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단천상업은행은 조선창광신용은행으로 불려 왔고, 미 국무부가 제재 조치를 내린 11개 기업 중 하나다.

레비 차관은 특히 “나의 (북한 조사) 시간표는 외부적 관심이나 외교적 노력과는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이 달러 위조를 ‘간접 시인’하는 선에서 대북 금융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시각이 있지만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이라는 포괄적 안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말한 ‘북한 정권의 행태 변화’와 무관치 않은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중국 정부가 경영하는 중국은행(BOC)의 마카오 지점이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동결 조치는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전에 내려진 조치”라고 보도했다. 다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BDA은행의 자금을 중국 내 은행으로 옮기려 한다는 소문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