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대한 각계의 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과 민교협(민주화를 위한교수협의회)는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김 부총리는 학계에 권장되고 있는 기본적인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교수노조는 성명에서 “교육부총리는 학생들을 지휘하고 교수들의 연구를 촉진해야하는데, 김 부총리는 도덕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자격을 상실했다”며 “상당한 연구비가 걸린 과제에 대해 제목까지 바꿔가면서 보고한 것이 제자의 단순한 실수였다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수노조는 “지난 14일 다른 교수단체들과 함께 김 부총리의 임명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 청와대가 교수들의 의견을 무시하더니, 논문 표절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교협 역시 “동일 논문의 중복발표 행위는 연구윤리 문제를 철저하게 지도 감독해야 할 주무부서의 수장에게 심각한 결함”이라며 “학자적인 양심의 회복만이 아니라 교육행정의 정상적 운용을 위해서라도 김 부총리에는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부총리에 사퇴를 놓고 여야 공방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 과정에 불거져 나온 표절 의혹도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학자의 양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부 수장으로서 부족함이 확인됐다. 자신사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여옥 의원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기자는 기사로 말하고 교수는 논문으로 말하는 것이다. 어떤 기자가 똑같은 기사를 신문에 두 번이나 쓰겠냐”며 “김 부총리가 어떤 원칙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김 부총리 본인이 업무수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은 높아진 국민들의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사퇴를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부총리가 충분히 과정을 설명했고 또 사과까지 했다”며 “사퇴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 역시 “김 부총리의 논문은 표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논문 중복 게재에 대해서도 부분적 실수를 인정해 직접 사과를 한 만큼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논문 중북 게재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정략적인 이유로 교육부총리가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