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27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준결승전(북한-중국) 경기가 끝난 직후 북한 선수들이 오심에 항의해 여성 주심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중국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사건은 중국이 1골을 앞선 가운데 후반 종료 2분을 앞두고 북한 선수들이 동점골을 성공시켰으나 선심이 이를 오프사이트로 선언한데서부터 시작됐다.
TV 화면을 통해서도 명백한 오심임이 드러났으나 안나 데 토니 이탈리아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토니 주심은 이 밖에도 경기 중 북한 팀이 얻은 두 차례의 페널티킥 찬스를 모두 무시해 버렸다. 자국 팀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언론들이 주심이 명백한 오심을 했다고 꼬집었을 정도로 편파적이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한 선수들은 토니 주심에게 달려가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토니 주심은 자신을 밀면서 판정에 항의하는 골키퍼 한혜영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때부터 상황은 갑자기 악화됐다. 관중석에서 야유와 함께 물병이 날아 들어왔고 주심은 경찰의 호위 아래 휴게실로 빠져나가야 했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한혜영 선수는 퇴장하는 주심에게 달려가 이단 옆차기를 했으며 손경선, 송정순 선수는 물이 든 페트병을 던졌다. 그러나 일부 목격자들은 한 선수가 발차기를 했으나 주심이 맞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벤치에 있던 북한 팀 후보 선수들까지 달려와 퇴장하는 주심을 팔꿈치로 밀면서 항의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북한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항의의 표시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장시간 선수대기실에 머물다가 버스에 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8일 긴급회의를 열어 한, 손, 송 선수를 30일 열리는 일본과의 3,4위전에 출장 정지시키고 추후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