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뭔가 보여 줄 수 있을까.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7)는 최근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이제는 무모한 성(性) 대결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0월 프로 데뷔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정상의 언저리를 맴돌았을 뿐 정작 우승이 없는 데 대한 주위의 시선도 따가웠다.
실제로 올해 출전한 LPGA 투어 4개 대회(HSBC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제외)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지만 우승컵을 안는 데는 실패해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물론 동정론도 있다. 10대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 정도 성적도 대단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미셸 위 자신이 우승에 목말라 있다. 그런 그가 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에서 다시 한번 첫 승의 기회를 잡았다.
미셸 위는 28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로 2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 캐리 웹(호주)과는 1타차.
16번 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그는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짧아 보기를 해 주춤거렸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 호쾌한 드라이버 장타에 이어 가볍게 투온에 성공한 뒤 아쉽게 이글 퍼트에 실패해 1타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미셸 위는 이번 대회 들어 한층 성숙해진 경기 운영을 보였다. 무리한 드라이버 공략 대신 무더위 속에 딱딱해진 페어웨이의 특성을 노려 3번 우드를 자주 뺀 대목도 돋보였다. 2라운드에서 나온 버디 6개 가운데 5개가 3.5m 이내의 퍼트에서 나왔을 만큼 아이언 샷이 정교했다.
소속사 CJ가 배송료만 700만 원을 들여 긴급 공수한 햇반, 육개장, 장조림 등 한국 음식을 먹고 출전한 박세리(CJ)는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공동 3위로 선두를 위협했다.
최근 2연속 우승이자 시즌 3승에 도전하는 김미현(KTF)은 박세리와 같은 조로 맞붙어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장정(기업은행)과 공동 5위.
시즌 2승을 노리는 장정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는 저력을 과시했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로 8위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