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무조건적인 휴전을 원하며, 휴전이 성사되면 억류 중인 병사들을 곧바로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헤즈볼라와 가까운 레바논 고위 인사가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7일 시아파 정치세력인 아말의 리더이자 레바논 의회 의장인 베리 씨가 헤즈볼라의 이런 제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베리 의장은 가디언에 “휴전이 되면 이스라엘에 있는 레바논 포로와 맞바꾸는 조건으로 6시간 안에 이스라엘 병사를 돌려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아말의 외교담당 책임자 알리 함단 씨가 전했다.
함단 씨는 “헤즈볼라의 보장을 받지 않았다면 베리 의장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직접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어서 헤즈볼라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아말이 대신 나선 것으로 가디언은 해석했다.
민병대로 시작한 아말은 2000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수한 뒤 무장을 대부분 해제하고 정치 세력으로 변신했다. 아말은 또한 헤즈볼라를 정치 세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25일 레바논 방문 때 베리 의장을 만나 그를 헤즈볼라와의 의사소통 창구로 인정했다.
가디언은 또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출신으로 레바논 정부 장관으로 있는 모하메드 프네이시 씨는 가디언에 “휴전이 성립되면 헤즈볼라는 무장 해제에 관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7일에도 “헤즈볼라의 깃발이 국경지역에서 휘날리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유엔 감시단원 4명이 사망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성명 내용을 놓고 이틀 동안 격론을 벌였으나 결국 이스라엘을 자극하는 문구를 모두 뺐다.
그러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혹한 제한조치를 내렸다”는 결의안을 채택해 이스라엘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미국 호주 캐나다는 이 결의안에 반대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