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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잠수중…경기선행지수 5개월째 하락

입력 | 2006-07-29 03:20:00


경기가 1년 2개월여 동안의 ‘반짝 호황’을 마무리 짓고 하강 국면으로 내리닫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월 각종 통계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보일 때만 해도 “2, 3개월 더 봐야 하며 경기 하강은 아니다”고 강변했지만 더는 해명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건설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를 ‘더블 딥(Double dip·경기 재침체)’으로 몰아갔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개월가량 뒤의 경기를 예고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전년 동월 대비)는 4.9%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2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이다.

경기선행지수는 △구인구직비율 △소비자기대지수 △재고(在庫)순환지표 △환율변동에 따른 상품 교역조건 등 10개 지표를 통해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경제지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전달보다 1.2% 하락한 재고순환지표. 공장에서 생산돼 시장에 나오는 제품은 줄어드는데도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다. 재고 증가는 생산 동력(動力)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경기가 좋은 것도 아니다.

현재 경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져 4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를 산출하는 8개 항목 중 산업생산과 도소매업 판매액 등 7개 항목이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일하게 줄어든 건설기성액(건설업체들이 공사하고 받은 돈)이 나머지 항목의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

건설기성액은 올해 2월 이후 4개월 만에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6월 국내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7% 줄었으며 특히 토목부문에서 21.1%나 줄었다.

6월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9%, 전월보다 1.2%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소비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증가했으나 증가폭이 전월(5.8%)에 비해선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6월 ‘월드컵 특수(特需)’가 경기 하강 속도를 늦출 것으로 기대했으나 특수 효과마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은 여전히 “경기 하강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 확장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성장세 둔화가 나타나는 것이며 3분기(7∼9월)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단순한 경기 둔화보다는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성장동력이던 수출도 세계경기 둔화로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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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