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을 ‘중국의 땅’으로 인식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작업이 숨 가쁘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중국이 백두산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World Geopark)에 등재 신청하기로 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지린(吉林) 성 정부는 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 개최에 때맞춰 백두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시키기 위해 작업을 진행해 왔다. 옛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것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동북공정’에 이어 그 고토(故土)를 중국화하기 위한 ‘백두산 공정’인 셈.
중국은 일찌감치 1980년 백두산을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MAB)으로 지정받았고 1986년에는 국무원이 백두산을 국가급 자연보호구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백두산은 그간 조선족 집단 거주지인 옌볜(延邊) 자치구에서 관할해 오다 지난해 지린 성 당국이 성 직속기구인 ‘창바이 산 보호개발관리위원회’를 신설해 관리를 맡겼다.
이 위원회 리잔원(李占文) 부주임은 22일 ‘제1차 중국 인터넷매체 지린 방문 취재단’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건설부가 처음으로 올해 1월 발표한 국가문화·자연유산 예비목록에서 창바이 산이 17개소 가운데 두 번째를 차지했다”고 밝히고 “창바이 산 구역 보호 및 개발이 새로운 발전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20억 위안(약 2400억 원)을 투입해 백두산 중국 쪽 서쪽 비탈 루트를 관광코스로 개발해 내년부터 연중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북한 국경에서 36km 떨어진 푸쑹(撫松) 현에 건설 중인 창바이 산 공항도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개장한다는 방침. 지린 성은 이와 함께 앞으로 3년에 걸쳐 백두산 동부철도 건설, 3개 고속도로망 및 순환도로 구축 등을 마무리 짓기로 하는 등 백두산 일대의 교통망 확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관광국과 지린 성 정부는 최근 백두산 일대에서 첫 관광축제를 개최하고 옌볜 조선족 민속박람회 등을 통해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백두산 일대의 광천수 개발과 인삼 재배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발해의 수도였던 헤이룽장(黑龍江) 성 닝안(寧安) 시 보하이(渤海) 진에 위치한 상경용천부 유적에 대해서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