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0일 “북한인들은 스스로 고립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들이 고립되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고립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힐 차관보는 국무부 특사로 필리핀 바기오의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대화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북한이 결국에는 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내 대표적 협상파로 알려진 그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직전에도 “북한은 더러운 불법 행동, 특히 미 달러화 위조를 그만둬야 한다. 원하는 게 고립이라면 고립을 얻을 뿐”이라며 근래 드물게 북한에 대해 큰 실망감을 나타낸 바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끝난 ARF에서 “미국은 6자회담의 틀에서라면 장소나 시기, 조건에 상관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먼저 금융 제재를 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