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주재 대사를 차례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신임 대사에 류샤오밍(劉曉明·50)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도 최근 발레리 수히닌(56) 현 한국 주재 공사를 내정했다.
류 신임 대사는 외교 절차가 끝나는 대로 부임할 예정이지만 현재 서울에 있는 수히닌 공사는 이달 중 모스크바로 귀국한 뒤 연말경 평양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50대며 한반도 문제를 담당한 경험이 없는 류 부주임을 평양 주재 대사로 임명한 것은 파격적이다.
더구나 류 신임 대사는 1983년 미국 보스턴의 터프스대학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받았고, 1998~2001년에는 미국 주재 공사를 지낸 미국통(通). 광둥(廣東)성 출신으로 다롄(大連) 외국어대학 졸업 후 외교부에 들어가 주로 외교부 북미·대양주 부서와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이집트 주재 대사를 거쳐 2003년부터 간쑤(甘肅)성 성장조리(省長助理)로 있다가 올 3월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으로 옮겨 중앙외사공작 영도소조에서 일해왔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에서 공부한 비교적 젊은 대사를 북한에 보내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과정을 상기시키며 전통적인 '북-중 혈맹' 관계의 변화를 점치고 있다. 앞으로 북한도 미-중 관계, 더 나아가 국제주의적 관점에서 다루겠다는 뜻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관례대로 한반도 문제만 30년 넘게 담당한 수히닌 공사를 새 북한 주재 대사로 선택했다. 수히닌 공사는 북한에서 유학해 김일성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북한 주재를 시작으로 그동안 쭉 남북한을 오가며 근무했다.
그는 러시아 외교부 내에서 한국말을 가장 유창하게 구사해 한-러 정상회담의 단골 통역을 맡아왔다. 북한 주재 공사와 한국 주재 공사를 거쳐 외교부 아시아1국 부국장 시절 3차 6자 회담의 실무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